여성이 남성보다 최고 13배 잘 생기는 이 질환
여성이 남성보다 최고 13배 잘 생기는 이 질환
여성과 남성의 몸은 다르다.
이에 특히 취약한 질환도 조금씩 다르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성이 어떤 질환에 특히 취약한지 알아두고, 미리 조심하는 것이 좋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성이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을 분당서울대병원 성차의학연구소 김나영 소장(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기능성 위장관 질환=내시경, 초음파 등 검사상으로는 이상이 관찰되지 않는데 위장관 관련 이상이 생기는 것이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과민성장증후군, 역류성 식도염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은 이런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 남성보다 2~3배 더 잘 생긴다고 알려졌다.
우리 몸엔 장-뇌 축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뇌가 받는 스트레스가 위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뇌의 편도체가 남성보다 10% 이상 커서 스트레스를 잘 감지하므로 이것이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수면 장애=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 코리아가 지난해 세계 57개국 5만 5221명(한국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수면의 질이 낮았다.
매일 밤 두 번 이상 깬다고 응답한 비율이 여성(23%)에서 남성(16%)보다 높았다.
여성과 남성의 수면의 질 차이는 수면 시간, 수면 소요 시간, 수면 흐름, 기상 컨디션을 0~100점 척도로 산출한 수면 지수에서도 확인됐다.
여성의 평균 수면 지수는 60점으로 남성(65점)보다 낮았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분비되는 인자인 CRF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과잉 분비되는 경향이 있다.
또 남성은 CRF가 과잉 분비되면 CRF 수용체가 세포 내로 숨어버린다.
CRF가 수용체와 결합해 몸에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여성에선 이러한 스트레스 회피 기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CRF가 지나치게 많으니 그만 분비하라고 지시하는 기전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잠이 들려면 몸이 이완돼야 하는데, CRF가 계속 분비되면 몸이 흥분 상태에 있게 된다.
잠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치매=전체 치매 사례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 더 잘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 있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침착되면 뇌세포가 점차 망가지며 알츠하이버병으로 이어진다.
에스트로겐이 타우 단백질의 침착을 억제하는데, 폐경한 여성은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며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도 빨라진다.
또 뇌에 타우 단백질이 많이 축적됐는데도 치매 임상 증상이 적게 나타려면 뇌에 꾸준한 자극이 필요하다.
반대로 자극이 적으면 단백질이 별로 축적되지 않았는데도 치매 임상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여성에서 치매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여성이 과거에 교육받고 사회 활동을 할 기회가 적었던 것과도 관련 있다.
실제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활동이 활발해진 선진국들에서는 여성의 치매 발병률이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