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장애 아이에게 꼭 필요한데 치료비 탓 가정은 휘청
발달 장애 아이에게 꼭 필요한데 치료비 탓 가정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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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지연 아이들을 치료하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아요.
물을 계속 붓듯 치료를 계속 이어나가야 독 안의 수위가 어느 정도라도 유지가 됩니다.”
한 발달 지연 아동의 보호자가 기자에게 말했다. 발달 지연·장애 아동은 대부분 성장하는 내내 치료받아야 한다.
발달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때로는 성인기까지 치료가 이어지기도 한다.
보호자들은 비싼 치료비에 허덕이면서도 치료를 포기할 수 없다.
지금의 치료가 아이의 장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치료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방법이 없을까?
가계 수입 대부분 치료비로 지출
언어·대근육 발달 지연을 진단받은 A군(4)은 한창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언어 치료·놀이 치료·작업 치료·감각 통합 치료·그룹 수업(언어 사회성 발달) 등 다섯 가지 치료를 고루 받는다.
최대로 받을 땐 한 주에 총 16회까지도 들었다. A군 보호자는
“최대 월 500만 원까지 치료에 써 봤다”며 “맞벌이 수입의 80~90%를 치료비로 지출한다”고 말했다.
실비 보험이 200만 원 정도를 지원하지만, 치료비 이외에 아이에게 드는 교육비 등 부대 비용과 3인 가족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빠듯하다.
올 초부터 정부 발달재활바우처 대상자가 돼 치료비 지원을 받고 있으나, 그 마저도 한 달 20만 원 내외다.
갈 길은 아직 멀다. A군 보호자는 “언어 치료를 많이 받아서 언어 발달 수준이 많이 올라왔지만
아직 긴 문장으로 말하는 것은 서툴다”며 “대근육 발달도 또래보다 더디다”고 말했다. 장애 등록은 하지 않았다.
18개월에 언어·대근육·소근육 등 전반적인 발달 지연을 진단받은 B양(4)의 상황도 비슷하다.
B양은 27개월쯤 아동발달센터에서 치료받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는 놀이 치료·언어 치료·감각 통합 치료를 실비 보험 청구가 되는 센터에서 6회, 실비 청구가 불가능한 사설 센터에서 6회 매주 총 12회를 받았다.
치료비 절반가량이 실비로 보전됐지만, 올해 4월 보험사(현대해상)에서 보험급 지급을 끊었다.
B양 보호자는 “27개월 때는 중증 자폐 수준이었던 아이가, 치료받은 후엔 느린 학습자(경계선 지능) 수준으로 개선됐다”며
“그래서 치료를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치료 12회 모두를 사설 센터에서 받고 있다.
이상의 문제는 발달 지연·장애 치료비 건강보험 급여화로 해결할 수 있다.
이정섭 센터장은 “바우처는 차선책이고, 건강 보험에서 지원해 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달 지연·장애를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이들이 사회 일원으로 자라나도록 정부가 돕지 않으면,
나중에 우리 사회가 치러야 비용이 지금 드는 치료 비용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