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엔 좋을 것 없는 설탕 여기 엔 도움된다
내 몸엔 좋을 것 없는 설탕 여기 엔 도움된다
지하철이든 거리든 곳곳에 꽃집이 많아졌다.
요즘은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꽃 선물을 주고받는다.
줄기가 잘린 생화를 오래 두고 보고 싶다면, 설탕과 레몬즙을 활용해보자.
절화보존액에 꽂아둔 꽃은 일반 수돗물에 꽂아둔 꽃보다 늦게 시든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시판되는 절화보존액의 주원료인 자당(수크로스), 8-HQS 살균제,
구연산 혼합액에 ▲프리지어 ▲작약 ▲수국 ▲장미 ▲백합 ▲국화 등 꽃을 꽂아두고 꽃의 수명을 비교한 결과,
꽃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긴 했으나 절화보존액에 꽂아두면 1~2일 정도 수명이 연장되는 게 확인됐다.
프리지아는 자당과 레몬즙, 작약은 자당과 8-HQS 살균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수명이 가장 긴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당, 살균제, 유기산 등이 함유된 절화보존액이 꽃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미생물 증식을 막아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집에 있는 재료로도 절화보존액을 만들수 있다.
자당은 설탕, 8-HQS 살균제는 락스, 구연산은 레몬즙이나 식초로 대체하면 된다.
집에 세 가지가 다 갖춰져 있지 않다면 1~2개만 사용해도 꽃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우선, 꽃줄기를 물에 담근 상태에서 사선으로 잘라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단면적을 넓힌다.
물 1리터(L) 기준, 설탕은 큰 티스푼으로 2~3번(50g), 일반 락스는 작은 티스푼으로 1번
(락스 1, 물 999의 비율로 희석), 레몬즙은 큰 티스푼으로 1번(레몬즙 10, 물 990의 비율로 희석) 넣은 용액을 화병에 채워준다.
꽃을 오래 유지하려면 꽃병도 관리해야 한다.
화병에 곰팡이 등 미생물이 남아 있으면 잘린 꽃줄기가 빨리 부패할 수 있어서다.
화병 속 물이 탁하거나 악취가 나면 미생물 활동으로 부패가 시작됐다는 신호다.
병을 완전히 비우고 속을 깨끗이 헹궈줘야 한다. 꽃병 근처에는 사과, 바나나, 당근 등 과일과 채소를 두지 않는 게 좋다.
이들 과일은 익으며 에틸렌 가스를 방출한다. 꽃마다 반응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에틸렌 가스에 많이 노출될수록 꽃이 빨리 시든다.
자동차 매연이나 담배 연기에도 에틸렌 가스가 있으므로 꽃을 싱싱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도롯가 근처 창가에 두지 않는 게 좋다.
줄기 비스듬히 자른 후, 깨끗이 씻은 꽃병에 넣기
생화의 싱싱함이 오래가게 하려면 줄기를 비스듬히 자르는 게 좋다.
단면적이 넓어져야 물을 더 잘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에 붙어있는 가시와 이파리는 모두 제거한다.
잎과 가시가 남아 있는 채로 꽃병에 넣으면 이 부분에서부터 부패가 시작돼, 생화 유지 기간이 짧아지기 쉽다.
꽃을 꽂아두는 꽃병은 꼭 깨끗이 씻도록 한다.
꽃병에 바이러스나 곰팡이 균이 남아 있으면 잘린 꽃줄기가 빨리 부패한다.
병목이 가늘어 꽃병 안쪽까지 구석구석 세척하기 힘들다면 락스와 물을 1:10으로 섞은 용액에 병을 잠깐 담갔다 뺀다.
그 후엔 락스 성분이 씻겨 나가도록 흐르는 물에 병을 잘 헹군다.
레몬주스·설탕·락스 섞은 천연 방부제 용액에 꽃 담그기
천연 방부제를 만들어 넣어주는 게 꽃을 담근 물속의 미생물 활동을 억제하고 꽃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농업·천연 자원(agriculture and natural resources)학부에서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레몬주스 2 테이블스푼 ▲설탕 1 테이블스푼 ▲가정용 락스 1/4 티스푼을 약 1L의 따뜻한 물에
섞은 용액에 꽃을 담그는 게 좋다. 단, 레몬주스를 고를 때 설탕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한 ‘다이어트 음료’는 제외한다.
레몬주스를 섞는 과정조차 귀찮다면 시원한 물 1L에 락스 1/4 티스푼을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미생물 활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병에 든 물의 양은 매일 확인하고,
물의 높이가 낮아졌을 때마다 계속 채워준다. 1/4 티스푼의 락스를 3~4일마다 보충하면 더 좋다.
꽃병 속 물이 탁하거나 악취가 나면 박테리아가 활동을 시작했단 신호니, 병 속에 든 것들을 완전히 비우고 병을 헹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