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분노 특히 30대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국민 절반이 분노 특히 30대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우리 국민의 약 절반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의 주요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는 올해 6월 12~14일간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울분’을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요약했다.
분석에는 독일 정신의학자 마이클 린든 등이 개발한 ‘외상후울분장애(PTED)’ 자가측정 도구를 활용했다.
울분 수준은 1.6점 미만(이상 없음) 1.6점 이상∼2.5점 미만(중간 수준) 2.5점 이상(심각 수준) 등 세 구간으로 나눴고, 1.6점 이상은 ‘장기적 울분 상태’로 규정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응답자도 9.3%나 됐다.
이는 2019년 독일에서 실시한 유사한 조사 결과(15.5%)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도 있었다. 울분과 자살 생각을 비교해 본 결과, 2.5점 이상의 심각한 울분을 겪는 이들의 60.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이 성별, 연령, 교육·소득 수준 등 인구 사회적 변수에 따른 울분 점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연령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2.5점 이상의 심각한 울분을 겪는 비율은 만 60세 이상(3.1%)에서 가장 낮았다.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은 30대에서 13.9%로 가장 높았는데, 30대는 1.6점 미만의 정상 상태 비율(45.7%)도 가장 낮았다.
울분의 요인으로는 건강 격차의 주관적 결정, 스트레스 노출, 낮은 계층 인식,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신념과 태도 등이 지목됐다.
사회·경제적 여건에서 자신의 위치를 묻고 상중하 3개 구간으로 나는 뒤 울분 점수를 비교했을 때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의 60%가 장기적 울분 상태에 해당한 것과 달리, 자신을 상층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61.5%가 이상 없다고 답했다.
한편, 심각한 울분이 오래 지속된다면 치료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
외상후울분장애를 방치하면 자기비하, 충동 조절의 어려움, 자살 충동 등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물론, 대인 관계, 직업 생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울분장애 치료는 약물과 인지행동요법 등 정신치료를 병행한다.
우울증은 항우울 약물로 뚜렷한 차후가 보이지만, 울분은 약으로도 잘 치료되지 않을 수 있어 정신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지행동 치료는 다양한 부당한 사례를 상상해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연습해보는 치료다.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에서 적절히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운동 음악 천천히 호흡해보기 산에 올라 소리 지르기 억울한 심정 글로 써보기 등 자신에게 맞는 해소법을 찾는 게 정신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