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위 전화기의 힘 자살위기자 9492명 구했다
한강 다리 위 전화기의 힘 자살위기자 9492명 구했다
“구직을 위해 서울로 왔지만,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고 살기가 쉽지 않네요.
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받기도 어렵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힘듭니다”,
“열심히 취업준비 중인데 취직이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저 혼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는데 생활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SOS 생명의전화’로 걸려온 실제 자살위기상담 내용이다.
12년째 한강 교량 위 자살위기자 손잡아준 ‘SOS 생명의전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운영 12년차를 맞은 SOS생명의전화 누적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다.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에 달한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를 동시에 진행하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월별 자살사망 통계’ 및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살 사망자 수는 3229명으로 전년 동기간 2957명 대비 9.2% 증가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이후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자살률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생명보험재단은 자살의 기로에 놓인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SOS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한국생명의전화와 소방,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해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OS 생명의전화와 소방-경찰 연계를 통한 자살시도자 구조율은 2022년 기준 무려 99.6%에 이른다.
전체 이용자 중 60%가 1020, “청년 정신건강 살펴야”
SOS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나타났으며, 10~20대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 직장생활 등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이 2399건(20.2%)으로 가장 많았다.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85건(18.4%), 무력감
고독 등 인생 관련 상담이 1845건(15.6%)으로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밤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많았다.
생명보험재단 이장우 이사장은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12년간 SOS생명의전화를 꾸준히 운영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자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일상회복 후에도 경제불황 등과 맞물려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데 생명보험재단은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SOS 생명의전화뿐만 아니라 청소년·청년 등 연령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을 오픈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고민을 나누고 자신의 마음을 진단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 9월부터 SNS 기반 청소년 종합상담시스템 ‘다들어줄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 2030세대를 위한 마음 치유 플랫폼 ‘플레이라이프’를 통해 청년들의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 등 생명존중 문화 확산 및 자살예방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