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많은 일산화탄소 경보기 구매 전 이 인증 꼭 확인을
불량 많은 일산화탄소 경보기 구매 전 이 인증 꼭 확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주기적으로, 끊임없이 발생한다.
걱정되는 마음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칫 잘못했다간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살 위험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시판 중인 일산화탄소 경보기 14개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3개 중 1개꼴로 불량품이 확인됐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해도 경보가 울리지 않거나, 울리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울리는 식이었다.
그나마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사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경보기 속 ‘배터리’ 안전 인증을 경보기 인증인 양 제시
지난 15일 강릉 한 글램핑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있었다.
같은 날 모 온라인몰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검색해 랭킹 1, 2, 3, 4위 제품을 살펴봤다.
상품평엔 ‘KC인증을 받아 믿고 쓸 수 있다’는 말이 종종 보였다.
네 제품의 판매자 모두 KC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며 제품 상세페이지에 인증서 사본 또는 인증번호를 제시했지만, ‘경보기’에 대한 안전인증 진위가 확인되는 제품은 둘 뿐이었다.
A 판매자는 KC인증서 사본 이미지를 제품 상세페이지 중간에 작게 삽입했다.
그러나 제품안전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인증번호를 검색해보면 품명이 ‘전지’로 뜬다.
경보기가 아니라 경보기에 사용된 전지에 대한 안전 인증서인 셈이다.
B 판매자는 제품 상세페이지에 KC인증서 사본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인증번호를 표기했다.
제품안전정보센터에서 찾아보면 이 역시 경보기 자체가 아니라 경보기에 사용된 전지에 대한 인증이다.
이와 달리 C, D 판매자는 경보기에 대해 국립전파연구원 KC 인증을 받은 것이 해당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된다.
그렇다면, 일산화탄소 감지 능력이 검증된 제품을 사고 싶을 경우, 해당 경보기가 국립전파연구원 KC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하면 되는 걸까? 꼭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다.
국립전파연구원의 KC 인증시험 항목은 일산화탄소 감지 성능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 경보기(가스누설경보기)는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적합성 평가에 관한 고시’ 제3조에 따라 국립전파연구원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
더 정확히는 다양한 평가 분야 중 ‘전자파 적합성’ 분야의 안전 인증 대상이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일산화탄소와 감지 성능과 관련된 시험은 국립전파연구원에서 따로 시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산화탄소 감지·경보 성능’ 대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증 확인
일산화탄소 감지·경보 성능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는 곳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에도 역시 KC 마크가 붙는다.
부처마다 다른 안전인증마크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KFI마크도 KC 마크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소비자가 국립전파연구원 KC 인증을 보고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형식인증을 받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판매자들이 제품 상세페이지에 어느 기관에서 어떤 항목에 대해 안전인증을 받았는지 밝히지 않고, ‘KC 인증마크’만을 내세우는 경우 더더욱 그렇다.
온라인몰에서는 형식승인을 받지 않은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여럿 유통되고 있다.
이에 형식승인을 받은 한 일산화탄소 경보기 제조업체에선 “법정설비로 사용되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발급되는 KC 인증품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일산화탄소 경보기 성능과 무관한 KC인증품은 법정설비로 인정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제품 상세페이지에 넣고 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원칙대로라면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가스누설경보기로 등록하고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형식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일산화탄소 경보기란 이름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가스누설경보기가 아닌 다른 품목으로 등록한 경우, 법적으로는 형식승인 대상이 아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