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0% 이상이 각방 침대 따로 ‘수면 이혼’ 한다는데
미국인 30% 이상이 각방 침대 따로 ‘수면 이혼’ 한다는데
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수면 이혼(sleep divorce)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이혼이란 쉽게 말해 침대를 따로 쓰거나 각방에서 자는 것이다.
지난 10일,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성인 200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문항은 ‘침대를 같이 사용하는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하나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35% 가끔 또는 지속적으로 각방을 쓴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수면 이혼을 선택한 비율은 세대별, 성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얼세대(27~42세)의 43% ▲X세대(43~58세)의 33%, ▲Z세대(18~26세)의 28% ▲베이비붐세대(59~76세)의 22%가 각방을 쓴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45%, 여성은 25%가 수면 이혼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수면 이혼’ 외의 방법으로는 이어플러그 사용(15%), 안대 사용(18%), 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또는 늦게 취침(33%), 조용한 알람 사용(16%), 아무것도 하지 않음(42%) 등이었다.
학회는 수면 이혼이 의학적으로 괜찮은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수면의 질을 보장해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과의 관계까지 개선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을 경험하면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거나 공감하는 정도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수면의학회의 시마 호스라(Seema Khosla) 박사는 “수면이 좋지 않으면 기분이 나빠질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에 대한 분노가 발생해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회는 방은 따로 쓰더라도 가끔 상대방을 살펴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수 있어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아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멈추는 증세가 잠자는 동안 1시간에 5번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산소포화도를 낮추기 때문에 당뇨, 치매 등 여러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는 전문가들도 구문하는 게 어렵다. 코골이가 호흡 중지나 헐떡거림으로 이어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증은 주간 졸림, 불면증, 아침 두통, 야뇨증,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시마 호스라 박사는 “수면 이혼은 권장 할만 하지만 가끔 파트너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고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사와 상담하도록 권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골이 심한 사람, 뇌경색·치매 위험 높은 이유
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뇌경색이나 치매 위험이 높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코골이는 수면 중 숨을 쉴 때 좁은 기도에 공기가 통과하면서 발생하는데, 유전적인 요인이나 비만, 음주, 비염, 축농증, 편도비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이다.
피로, 과음 등에 의한 일시적인 코골이는 문제되지 않지만 수면 중 호흡 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심한 코골이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최소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경우로 숨을 쉬려는 시도가 있음에도 구강 내 기도가 폐쇄되어 발생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과 숨을 쉬는 것 자체가 일시적으로 멈추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으로 나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또 수면 중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강서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이민영 과장은 “수면무호흡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90% 이상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라며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적게 쉬거나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 당 5회 이상일 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 때 숨을 제대로 쉬지 않으면 뇌는 의식 일부를 깨워 다시 숨을 쉬게 하는데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며 “이로 인해 야간 혈압과 혈당량이 오르고 부정맥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