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배가 되고 영양소는 그대로 구우면 좋은 과일
맛은 배가 되고 영양소는 그대로 구우면 좋은 과일
아보카도처럼 구워 먹는 방식이 익숙한 과일과 달리, 굽는 게 생소하거나 구웠을 때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들이 있다.
그대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데 왜 굽는 걸까.
충분히 ‘괴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구우면 과육 안에 있는 수분이 증발해 당도와 영양 성분의 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 생으로 먹었을 때보다 소화가 쉽고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가열했을 때 더 높은 맛과 영양을 자랑하는 과일들을 소개한다.
귤=귤을 굽게 되면, 본래의 차가운 성질이 따뜻한 성질로 바뀐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구운 귤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다.
또 구운 귤의 따뜻한 과즙은 단맛이 도드라져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귤은 ‘온주밀감’이라는 품종으로, 단맛과 신맛이 균형 잡혀 있다.
그런데 이런 귤은 굽고 나면 단맛이 부각되고 신맛은 약해진다. 이를 가능케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보통 단맛은 체온과 비슷한 35도 정도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또 구울 때 수분이 일부 증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귤의 부피당 당 밀도가 높아진다.
귤은 160℃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10분 정도 껍질째로 구워주면 된다.
껍질이 타는 게 싫으면 종이 포일로 가볍게 싸주면 된다. 다만 껍질이 타더라도 과육은 수분이 풍부해 잘 타지 않는다.
파인애플=파인애플은 고기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함께 구워 먹어주면 영양학적으로 좋다.
파인애플엔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소화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지만, 생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이 많이 포함돼 있어 파인애플을 생으로 먹으면 혀와 입 안 피부가 얼얼하게 아플 수 있다.
이때 파인애플을 불에 구우면 브로멜린을 적당한 수준으로 줄여 입 안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
구워도 충분히 단백질 분해에 효과적이며,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연육 작용 덕분에 소화에 도움이 된다.
사과=사과를 구워 먹으면 과육이 부드러워져 소화·흡수가 빨라진다.
물론 사과를 구울 때 비타민C가 약간 손실될 수 있지만, 껍질째 구우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펙틴’의 밀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펙틴은 사과 껍질에 있는 식이섬유로, 장내에 유산균을 많이 만들고 변을 통해 유해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복숭아=복숭아는 구워도 비타민 A, C, E, K와 폴리페놀, 베타카로틴 등이 파괴되지 않고 오히려 농축된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기능과 면역력 증진 효과가 있으며, 베타카로틴은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 산소를 억제한다.
구운 복숭아는 치즈와 함께 드레싱을 뿌려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포도=포도 또한 구우면 단맛이 강해지고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닭고기와 새우 등 지방·콜레스테롤이 높은 고기나 해산물과 같이 구워서 먹으면 건강에 좋다.
포도에는 비타민C와 K가 다량 함유돼 있어 고기나 해산물에 포함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단감=단단한 감을 프라이팬에 구우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강해진다.
감의 윗부분을 자른 후 안쪽에 칼집을 내주고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10분 정도 구워주면 된다.
기호에 따라 버터나 크림치즈를 올려 먹기도 한다. 한편 감 구이는 2021년 일본에서 한때 유행했던 음식이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가 소셜미디어에 ‘구운 감 레시피’를 올렸던 것이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