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울증 아니면 불안증 헷갈린다면
나 우울증 아니면 불안증 헷갈린다면
젊은층의 우울증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층의 우울증은 사회적 단절과 정서적 고립을 부른다.
때문에 가족, 친구,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부를 수 있어 빠르게 치료받는 게 좋다.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2030 환자가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우울증 환자는 2017년 약 68만명에서 2021년 91만명으로 34% 증가했는데,
이 중 2030 환자 수는 15만9000 명에서 3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진경 교수 “이런 결과는 코로나19로 삶의 패턴이 많이 바뀐 만큼 젊은
층이 생활 터전이나 방식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우울증인지 불안장애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있다. 불안장애가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이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면 우울증은 의욕 저하가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불안장애는 우울증의 주된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기도 하며 불안장애를 오랫동안 앓다 보면 합병증으로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박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구분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라며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그것이 미치는 환자의 상태나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다. 우울감은 정상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만사가 귀찮고, 초조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감정들은 우울증의 기분 증상에 속한다. 우울증의 진단 기준에서 이런 기분 증상은 1/3 정도 차지한다.
생각 증상도 있다. 우울감이나 불안에 잠식돼, ‘나는 왜 살까?’, ‘나는 가치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상태를 뜻한다.
젊은층이 이야기하는 자괴감이나 ’나 때문이야‘하는 생각도 여기에 속한다.
이 생각 증상이 심각해지면 ’죽는 게 나아‘, ’나만 없어지면 돼‘ 등으로 확장된다.
마지막 증상은 신체 증상 또는 행동 증상이다. 잠이 안 온다든지, 중간에 자주 깬다든지, 입맛이 뚝 떨어진다든지 하는 증상이 생긴다.
심각해지면 몸이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기가 힘들어지는 무기력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불안장애도 비슷하다. 신체적 증상으로는 불안을 느낄 때 빠른 숨, 가슴 두근거림, 근육의 긴장, 땀 분비 증가, 두통, 소화장애 등이 나타난다.
생각, 기분 증상으로는 불쾌하고 모호한 두려움, 긴장, 불면, 우울감 등이 나타난다.
병원진료는 우울·불안으로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지 않을 때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런 이유로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무기력해져서 직업·학습 영역,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전문의를 만나보는 게 권고된다.
박 교수는 “흔히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라고 하면 상담 치료 좀 더 정확한 용어로는 정신 치료를 떠올리지만 진단받은 환자들 대부분은 약물 치료도 병행한다”며
“우울·불안 장애 증상의 상당 부분이 신체적 증상인 점을 고려할 때 약물 치료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흔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마음의 병’이라고 불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앞선 설명과 같이 마음, 기분 증상은 진단 기준의 30%만 차지한다.
나머지 생각, 행동 증상이 모여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진단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곧 신체의 일부인 신경계통의 문제가 동반된다는 걸 뜻한다.
박 교수는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만이 아닌 신경계통의 복합적인 질환”이라며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섣부르게 ’너만 힘든 것 아니야‘라거나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는 뉘앙스의 말이나
충고는 지양해야 하고 지인의 힘든 상황을 바라보며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