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생으로 vs 익혀서 몸에 더 좋은 건?
채소 생으로 vs 익혀서 몸에 더 좋은 건?
채소를 익히면 안에 들어있는 각종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가열하면 비타민C를 비롯한 몇몇 영양소가 손실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완전히 푹 삶아서 익히는 정도가 아니라면 그 정도는 미미하다.
모든 채소가 날것으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익혀 먹으면 영양적 가치가 더 올라가는 채소들이 있다.
지용성은 끓이고 수용성은 생으로
주로 지용성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는 채소들이 가열해서 먹어야 하는 종류다.
베타카로틴·라이코펜 등 지용성 영양소는 가열해도 파괴가 잘 안 된다.
가열을 통해 지용성 영양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반면, 수용성 영양소가 많은 채소는 가열에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C나 폴리페놀 같은 수용성 영양소는 열에 매우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 역시 수용성으로 열에 약하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콜리플라워나 브로콜리에 많다.
가열하면 좋은 채소=당근·호박·마늘·콩·토마토·가지·시금치·미나리
가열해 먹으면 좋은 대표 채소에는 당근, 호박, 마늘, 콩 등이 있다.
당근을 생으로 먹으면 당근 속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이 약 10% 흡수된다.
그러나 끓여 먹으면 흡수량은 60% 이상으로 높아진다.
당근은 날것이나 찐 것보다 끓였을 때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을 포함한 식물 색소)가 더 많아졌다는 이탈리아의 연구 결과가 있다.
호박 역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끓여 먹는 게 좋다.
마늘은 끓였을 때 발암물질 억제 성분인 'S-알리시스테인'이 더 많아진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연구에 따르면, 마늘을 60분간 물에 끓이면 생마늘에 비해 4배가량 많은 S-알리시스테인이 생성된다.
콩은 삶으면 단백질 함량이 6~7% 늘어난다.
토마토는 끓여 먹거나 볶아먹으면 좋다. 미국 코넬대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를 88도에서 30분간 가열하면 항산화 영양소 라이코펜이 35% 증가한다.
라이코펜은 기름에 잘 녹으므로, 기름에 볶거나 끓일 때 기름을 약간 사용해야 도움이 된다.
가지는 구워 먹는 게 좋다. 구우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영양밀도가 높아져,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을 더욱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안토시아닌은 열에 강해서 구워도 파괴되지 않는다.
시금치·미나리는 베타카로틴이 많아 열을 가하면 좋지만, 비타민C도 풍부해 살짝 데치는 게 낫다.
끓는 물에 30초가량 데치면 열에 의해 세포벽이 파괴되면서 베타카로틴 성분이 더 잘 빠져나온다.
생으로 먹어야 좋은 채소=콜리플라워·양배추·브로콜리·무·여주·상추·케일·부추
콜리플라워·양배추·브로콜리는 비타민C·글루코시놀레이트 등 열에 약한 영양소가 풍부해 생으로 먹는 게 좋다.
식이섬유가 많아 식감이 아삭거리며, 생으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통으로 먹는 게 싫다면 얇게 썰어 샐러드로 먹거나, 피클로 먹어도 된다.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무는 푹 끓이면 영양소가 거의 없어진다.
무의 주요 성분인 다이스타아제는 소화를 돕는 효소지만, 50도만 돼도 효능이 떨어질 정도로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무 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다. 특히 껍질을 벗기고 끓여먹으면 영양소 손실이 더욱 커진다.
식초를 희석한 물로 겉을 깨끗이 닦은 후 껍질째 바로 먹거나 부담스럽다면 살짝만 가열해 먹는 게 좋다.
여주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데치는 경우가 많다. 여주는 데치면 비타민B·C가 절반 이상 파괴된다.